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
프랑크 마르텔라
인간이라면 한 번쯤 스스로 멈춰 서게 된다. 지금까지 거쳐온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 고요한 시기를 지날 때 던지는 질문이 있다.
"내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까?"
애석하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단박에 찾아내는 이는 드물다. 아무리 오래 품어도 명쾌한 답변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을 지닌 채 인생 항로에서 우뚝 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였다. <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의 서두는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생의 공허함이 엄습했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지나칠 수 없는 글귀였다. 서둘러 읽어버리고 목차를 훑었다. 총 세 개의 파트로 나누어진 목록을 본 후 앞 챕터를 건너 뛰고 바로 중반부 페이지로 넘어갔다. 짙게 깔린 공허감을 잠재울 방법에 관해 의심과 호기심이 샘솟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후반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생의 의미'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찾지 말고 '인생 안에서의 의미', 그러니까 자신의 인생 안에서 살만한 가치를 느낄만한 경험을 하라는 것...! 이 문장에 관해 독자들이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반박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짐작했는지 그는 '살 만한 가치'에 대한 기준도 제시한다. 그것은 총 4가지였다.
- 관계 맺음
- 선의
- 자율성
- 유능감
주변 사람을 위해
작은 선행을 하고
원하는 방식대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을 자주 하는 것.
그렇게 지내면서 좋아하는 분야에서
점차 탁원해지는 감각을 느끼는 것.
요약하면 이 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런데도 공감이 컸다. 뿌리 깊게 회의감에 시달리는 이유에 대해서 작은 힌트를 얻은 기분이었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법에 대한 길잡이를 찾을 때 나의 제안은 이 네 가지를 따라가는 것이다. 거기에는 강력한 직관적 호소력이 있고, 이 네 가지를 승인할 경우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가독성도 그리 좋진 않은 편이고, 군데군데 자기계발서에서나 볼 법한 문장들이 있긴 했지만 저자가 제시한 네 가지 가치는 방향성을 잃었을 때 좋은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멀찍이 서서 삶을 관조하며 의미를 찾는 건 철학자나 사상가들에게 맡길 일이다. 그런 거대한 담론보다 앞서서 할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기쁘게 누리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문장만은 기억하며 살고 싶다.
인상 깊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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