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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 서로를 오래 응시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애틋함

by 알로네 202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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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감성적인 제목과 어울릴법한 유한 소재를 기대하며 첫 장을 펼쳤는데 순간 놀라고 말았다. 부모의 섹스라는 단어가 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리바리하게 있다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했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나는 금세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솔직하다"

읽으면서 자주 든 생각이다. '엄마'라고 발음만 해도 울 준비가 된 나와는 달리 이슬아 작가는 엄마라는 대상을 감상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풍성하게 보여준다. 그녀가 미처 볼 수 없던 복희의 과거, 그러니까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듯 묘사한다.

 

궁금했다. 내가 존재하기도 전의 이야기, 기억 속에도 없는 타인의 과거를 어떻게 이리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을 품고 읽다 보면 묘하게 어떤 장면 하나가 그려진다. 이슬아 작가와 복희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 같은 거 말이다.

아마 저자는 반짝이는 눈으로 복희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을 것이고, 복희는 다정한 시선과 함께 흔쾌히 자신의 추억을 꺼내놓았을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모녀의 대화로 시작되었을 거라 상상하면 어쩐지 뭉클했다. 서로를 오래 응시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애틋함이 느껴져서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사랑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사랑을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

복희처럼 시간이 없는 나의 엄마가 떠올랐다.

훌쩍거릴 수밖에 없었던 단편이라

전문을 담아본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누군가에게 반드시 선택받거나 청탁받지 않아도 스스로 판을 만들어 작가로 살아갈 수 있음을 입증한 사람이 있다. 한 달 만 원, 글 한 편에 500원. SNS로 자신의 글을 읽어줄 구독자를 모집해 매일 한 편의 수필을 구독자의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셀프 연재 프로젝트를 시작해 6개월간 절찬리에 진행하며 SNS를 뜨겁게 달군 《일간 이슬아》의 저자 이슬아의 이야기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누드모델, 기자, 만화가, 글쓰기 교사 등의 직업을 거쳐 마침내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안고 다가온 작가 이슬아의 작은 자서이자 그와 눈물샘과 삶이 연결된 복희라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세이다. 연필로 슥슥 그린 듯한 만화와 함께 자신의 평범하고도 비범한 가족사를 담담한 문장으로 묘사한 저자의 필력이 어우러져 있는 이 책에서 ‘복희’라는 이름을 가진 60년대 생 엄마와 90년대 생 딸 ‘슬아’가 살아온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공부하고 싶었고 그만한 재능이 있었지만, ‘가난이 디폴트 상태’인 집안에 태어난 60년대 생 복희는 합격증을 받고도 대학 등록을 포기해야 했고, 곧장 돈벌이 전선에 나선다. 부품 공장 경리, 식당 주방일과 서빙, 보험회사 직원, 소매점 카운터…… 복희는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면서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결혼하고 마침내 자신의 아이를 낳는다. 복희의 딸 슬아는 때론 귀엽고 때론 감동적인 엄마 복희와 함께 울고 웃으며 유년기를 보낸다. 아프리카에까지 가서 일자리를 구하는 분투 끝에 복희는 어린 슬아의 삶을 지켜내고, 슬아는 무사히 성장해서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스스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각종 알바를 전전하던 슬아는 돈이 없는 것보다 불행한 것은 시간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시간 대비 고수익이 가능한 누드모델을 아르바이트로 선택한다. 슬아는 엄마에게 담담하게 자신이 하려는 누드모델 일에 대해 털어놓고, 엄마 복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슬아에게 놀라운 선물을 건네는데…….
저자
이슬아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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