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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감성적인 제목과 어울릴법한 유한 소재를 기대하며 첫 장을 펼쳤는데 순간 놀라고 말았다. 부모의 섹스라는 단어가 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리바리하게 있다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했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나는 금세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솔직하다"
읽으면서 자주 든 생각이다. '엄마'라고 발음만 해도 울 준비가 된 나와는 달리 이슬아 작가는 엄마라는 대상을 감상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풍성하게 보여준다. 그녀가 미처 볼 수 없던 복희의 과거, 그러니까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듯 묘사한다.
궁금했다. 내가 존재하기도 전의 이야기, 기억 속에도 없는 타인의 과거를 어떻게 이리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을 품고 읽다 보면 묘하게 어떤 장면 하나가 그려진다. 이슬아 작가와 복희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 같은 거 말이다.
아마 저자는 반짝이는 눈으로 복희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을 것이고, 복희는 다정한 시선과 함께 흔쾌히 자신의 추억을 꺼내놓았을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모녀의 대화로 시작되었을 거라 상상하면 어쩐지 뭉클했다. 서로를 오래 응시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애틋함이 느껴져서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사랑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사랑을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
복희처럼 시간이 없는 나의 엄마가 떠올랐다.
훌쩍거릴 수밖에 없었던 단편이라
전문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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