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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고백하자면 처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을 읽은 건....! 하루키 신드롬이란 말도 있고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그동안 나는 뻔뻔하게 그의 작품을 외면했었다.
두 가지 핑계를 대자면 첫째는 소설 장르의 재미를 모를 정도로 독서의 경험이 아직 미천한 탓이고, 둘째는 하루키의 작품보다 언제나 늘 다른 책이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의 존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저 심드렁한 눈빛으로 하루키 팬들의 열렬한 마음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도서관의 소설 칸을 훑다가 제목이 눈에 띄었을 뿐이고, 가볍게 아무 페이지를 펼쳤다가 예전에 좋아서 필사한 문장을 발견하면서 호기심이 약간 일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심심한 감정으로 손에 든 책이었는데, 어느새 단숨에 읽어버리고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다.
단순히 '재미있다' 또는 '재미없다'라는 식으로 평을 남기고 싶진 않지만 이 책에 대한 솔직한 후기는 '읽는 재미가 있다' 정도일 것 같다.
그의 팬들이 보면 기가 찰 노릇일 수 있겠지만 작가의 전작을 모르는, 그러니까 하루키에 완전히 무지한(무식한 걸 수도) 독자다 보니 어떤 열렬한 감흥이랄 게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읽으면서 그의 소설, 이를테면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 같은 경우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풀어갈 때의 문체는 산문집과는 다를 것 같아서)
이 책을 통해 하루키라는 작가에 관해 알게 된 점은 두 가지 정도다. 그는 겸손과 자기 검열 사이 어딘가에서 쫄깃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과 의외로 개그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점. (되게 별거 아닌 부분에서 실소가 터져서 괜히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고 보니 '알게 되었다'라는 표현은 정정해야겠다. 하루키의 문체를 접하면서 '그에 관해 내가 느낀 첫인상' 정도가 맞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란 제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건 아쉽다. 슈퍼 샐러드가 나오면 꼭 먹어보겠다고 할 정도로 채소를 즐겨먹는 그이기에 분명 저 문장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말일 텐데, 왜 하필 '사자'로 비유했을까?
문득, 니체가 말한 '사자'가 아닐까 추측했다. 니체는 철학적 상징으로서 사자가 기존의 가치나 규범을 과감히 부정하고 자율성을 지닌 존재라고 묘사했는데, 이를 표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맞을까?)
인상 깊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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